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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디어를 공부하는 이유 아침부터 멀리도 왔다. 강북이다. 아주 허름한 동네카페에 들러서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2천원이었다. 어머니처럼 두꺼운 안경을 끼고.. 신문을 정독하시던 아주머니는 너무나 멋지게 샷을 뽑으셨다. 정독하시던 신문은 조선일보였다. 1면엔 순직한 소방공무원의 영정과 오열하는 가족들의 사진이 있었다. 컬투와 박정현이 나온다는 조선TV에 대한 광고도 함께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궁금해서 어쭤봤다. 혹시, 신문 돈내고 구독하시나요? 아주머니는 답했다. 그럼 돈주고 보지.. 공짜로 보나요? 아주머니는 조선일보 20년 넘게 구독하신단다. 중간에 다른 것도 잠깐 보았지만 '수준' 떨어져서 그만뒀다고 하신다. 나는 또 물었다. 그 '수준'이라시면 혹시 문화나 칼럼을 말씀하시는건가요? 조선일보가 내용이 알차긴하죠.. 아주머니.. 더보기
묵직한 카메라 라이카, 명품의 조건 남자가 하지 말아야할 몇가지 중에는 카메라! 라는 놈이 있다. 보통 적당한 DSLR에서 시작해서 빨간줄이 있는 대포같은 렌즈로 지속되는 그런거다. 빨간줄이 있는 하얀색 대포를 거치면, 어느샌가 빨간 마크가 있는 어떤 카메라로 향한다. 그 빨간색 마크는 바로 '라이카' 다. 단순하고 묵직한 놈이 완전 비싸다. 수 백년의 렌즈기술을 가진 독일 장인이 정성스레만든다는 그런 거다. 자세히는 모른다. 비싸서 건들었다간 큰일이 날지 않나 싶다. 논문발표회에 갔다. 공식적인 마지막 학과 행사였다. 라이카 카메라가 쥐어졌다. 선배가 학과 조교형껀데, 이걸로라도 찍으시란다. 묵직한 놈이 비싸보였다. 디카라는데, 뭔가 필카같았다. 내 가방에 있던 궁극의 똑딱이 P300은 라이카의 자태에 초라해졌다. 너무 이뻣다. 묘하게 .. 더보기
직업에 귀천이 없으나, 소명에는 귀천이 있다. -크리스천의 이중적인 사고- 우리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한다. 이 말에 동의하기는 쉽다. 타인이 하는 일에 '위-아래'의 편견을 피하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직업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고, 각자의 쓸모를 발휘하고 있다고 보는 것도 딱히 손해 볼 것 없는 생각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는 것은 무릇 '있어 보이기'도 한다. 타인이 하는 일에 높고-낮음의 평가가 이 땅에 만연한 사실이기에, 그런 문화와 구별되는 사고방식은 마치 교양인의 조건처럼 보인다. 더구나 그것이 '자유-평등-박애' 정신에 입각한 아주 민주적인 생각임에 의심할 여지조차 없기에 탁월한 논리로 사용된다. 직업에 높고 낮음이 없다는 말은 제대로 통하고! 먹히는! '이데올로기' 인 것이다.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것 같은 그래서 '.. 더보기
Job fair에 필요한 것은? 9월 1일과 2일 건국대 새천년관 지하에서는 잡페어가 열리고 있습니다. 학기를 시작하며, 들뜬 마음을 품고 그곳에 방문했습니다. 벽면 가득히 기업정보와 노동조건, 급여수준이 있었습니다. 컨벤션홀 내부에는 기업들의 부스가 개설되어 있었고, 그 부스에는 기업의 젊은 사원들이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직업 선택이 먼저라고 믿고 살았는데, 회사 선택부터 고민하는 동기들을 많이도 만났습니다. 이름을 들어본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기업 부스에는 줄을 서야 상담을 해야했고, 생소한 중소기업의 부스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직업박람회 현장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뭔지 약간을 알 듯 했습니다. 취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현실적인 감정으로 바꿔주기에 충분한 장소인 듯 했습니다. 취업박람회를 다녀와.. 더보기
EIDF - EBS 국제다큐영화제 컨퍼런스를 다녀와서_다큐멘터리와 교육 이제는 제법 가을 하늘을 기대하게 만드는 8월의 어느날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EBS의 국제다큐영화제 EDIF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EIDF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상파방영과 영화관 상영회가 동시에 진행되는 영화제인데요.. 매년 8월 매봉EBS사옥을 중심으로 행사가 준비되는 것 같았습니다. EIDF를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영화제 기간동안은 P2P나 토렌트를 통해서도 구하기 어려운 양질의 다큐멘터리를 접할 수 있습니다. 행사장이 매봉역이라 집에서 3423 시내버스를 타고 제가 사는 석촌동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이유도 있겠지만~ㅋ 무엇보다도! EIDF기간의 EBS 지상파 채널에서는 아침 유아프로그램과 교육뉴스 등의 최소한의 기본 콘텐츠 말고는 모든 편성을 EBS국제다큐영화제에 출품된 비경쟁/경쟁작의.. 더보기
공동체에 대한 꿈과 이상에 관해서 #1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이는 매우 식상한 설명이다. 마치 "내일은 해가 뜬다" 처럼 의심할 만한 여지를 전혀 주지 않는 페러다임이다. 그 대전제를 동어반복 하자면, 우리는 누구나 공동체에 속하여 살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에리히 프롬은 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말했다고 한다. 직접 읽은 책은 아니고, 술자리에서 아는 선배가 해준 말이라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에리히 프롬은 이런식으로 말했던거 같다. 하나, 인간은 어머니 뱃속에서 평안함을 누리며 살다가, 뱃속에서 나오는 그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있다. 둘, 원래 둘이 었던 존재가 완전한 상태라고 믿다가, 세상에 나와 혼자가 되면서부터 둘이 아닌, 하나가 됬기에 불완전한 상태 셋, 따라서 개인(하나)은 불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