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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공모전이 만드는 신화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선택들이 있다.
 

그 선택을 할때면, 우리는 젊음의 열정을 값싸게 팔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할때가 있다.


스팩을 냉소하는 그 모습으로 스토리를 찾는 나의 모습도
어느새 검증가능한 스토리로써 '공모전'을 선택하고 있기도 한다. 


경쟁의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처절한 코드가 캠퍼스에서 헤게모니 경쟁을 하고 있는데..

그 코드가 숨겨둔 의미에 대한 어떠한 질문도 의문도 없이,그 경쟁에 스스로 순응하고 있는건 아닌지?

고민해본다.


공모전을 하면서, 우리는 그들이 선사한 과제에 응답하면서..
그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진귀한 창조성을 소비하며 휘발시키고 있다.


시간을 돈으로 치환하고, 그 돈으로 또 다른 시간을 소비하는 21세기 젊은이의 굴레..

아르바이트와 계약직으로 기표되는 그런 것들과 '공모전'이 얼마나 다를까?


경쟁하지 않는, 안정적이게 보이는 그런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

과잉경쟁하는 '고시'의 제도와 또 얼마나 닮았을까?


꿈의 기회를 준다는 '슈퍼스타k'에 환호하고

양질의 대중음악을 제공한다고 '나는 가수다'에 열광하는 동안

우리는 패자를 배제하는 그런 무대에 너무나 익숙해지고 있는게 아닐까?

깍두기-아찌꼭딸래로 이어지던 어릴적 약자배려의 문화는 사라지고 있는게 아닐까?


서든어텍을 하는 초딩들을 바라보면, 우리는 듣는다.

"죽여, 쏴, 피해, 씹팔, 제길..워워!" 


21세기 최첨단의 그래픽으로 구성된 그 가상의 공간에서

구석기 시대에 살던 인간들이나 했을법한 언어를 만나는
아이러니의 현장..


지성과 창조의 공간에서 

전쟁터에 나온, 군사만큼 처절하게 살고 있는 인생을 만나는
아이러니의 현장..

아이러니의 원인에 '공모전'이 있다.





대학생이 가진 열정의 생산적인 표현으로 말하는 '공모전'이..

반백년 한국의 대학생들이 만들어온 환대와 연대의 캠퍼스를 

'갑'과'을'의 관계망 정도로 변화 시키고 있지 않는가?


공모전이 만들어내는 가치속에서 숨겨진 우리네 욕망을 추적한다.


스팩이라는 이름으로 표준화된 그런 상품을 넘어서

차별화된 상품으로 거듭나고 싶은 '욕망'이다. 


이제는 그'욕망'의 근원을 발견할 차례다.
 

단지, JJR(지자랑)을 하고 싶은 것인가?

자아실현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인가?



확실한건,

자본이 만드는 그 무대.

그 무대에만 익숙해진 젊은이는
그 아이러니의 무대를 재구조화하는 용기를 갖기가 어렵다는 것이며, 
세상을 변혁하는 레알 시민으로 성장하기에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모전이 만들어내는 그 환상.


차별 가능한 상품임을 증명하고, 도전의 스토리를 검증가능도록 만드는 방법이라는 신화



내공이 가진 깊이와 넓이를 추구하는 삶의 모습으로
공모전의 신화를 깨는 대안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