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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시청률이 만드는 신화

  오랜기간 대한민국의 방송산업에서는
프로그램의 가치를 ‘시청률’로 평가하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져왔다.




 ‘시청률’은 동일한 시간에 텔레비전 수상기를 통하여 프로그램을 접한 사람의 수를 통계학적으로 예측한 숫자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등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한 오늘날에는 방송 콘텐츠의 소비 구조가 텔레비전 수상기를 통한 수용만으로는 한정하기가 어렵다.

 같은 시간에 텔레비전에 앞에 앉아서 방송프로그램으로 수용하던 주체들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라는 지표는 방송프로그램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한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관련보도는 신화의 생성과정을 절실히 보여준다.



관련보도는 스타 출연진과 유명감독의 정보를 제외하면,
대부분 거의 ‘시청률’에 대한 정보로 가득차 있다.


  그 보도에서 시청률이 높다는 사실은 프로그램 제작자가
현명한 시장 주체였음을 증명하는 근거로 사용되고,

많은 수용자의 선택을 받은 것은
시장 수효에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숨겨진 전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같은 프로그램을 여러사람이 소비한다는 메세지는
투입한 자본에 비교하여 많은 수익을 내는 ‘고부가가치‘ 상품임을 말하기에
이는 곧, 효율을 추구하는 자유시장경제의 논리와 쉽게 결합한다.

 이러한 의미작용을 통해서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신화화 되고
 신화에서 벗어난 프로그램(시청률이 낮은 콘텐츠)은 시장에서 배제되어 버린다.


 MBC의 <나는가수다>를 보며 대중문화를 통해 질 높은 대중음악을 만나게 되었다고 하며,
아이돌 스타가 나오는 음악프로그램에서 질적향상을 이뤄졌다고 평가하기도 하는... 
그들에게 조심스레 묻는다.
 
 MBC의 <음악여행, 라라라>와 <수요예술무대>는 어디로 사라졌냐고?

결국은 시청률이라는 잣대로 평가되는 방송 프로그램의 한계속에서
등장하고-재구성되는 그런 현상을 기억하자고...

 시청률의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고 있는 언론환경에서는
방송프로그램이라는 ‘기표’로 재현되는 다양한 ‘의미’들이 시청자 수의 통계학적 근거로써만

그 가치가 평가되고, 그 지표의 양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패 여부,
나아가 생사여부까지 결정하는 방송사의 시장주의적 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청자가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