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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2010년의 마지막날 새로운 종편사업자가 결정되었다

어느날 저녁의 술자리.
나와 선배는 수다를 떨었다.
피디를 꿈꾸는 두 학생이 꿈을 나누고
동시에 시대를 걱정하며, 세태를 조롱했다.
그렇게 함께 웃고 또 웃으면 우리는 통했다.

대학 4년간 그런 대화는 익숙했다.
그러던 중 우리는 새로운 지상파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했다.
둘 다 미디어 산업에 꿈을 가지고 있기에 당연했다.
그 선배는 말했다. 

"종편은 많이 생기면 좋은거자나, 피디 더 많이 필요한거고.. 
새로 생기는 사업자는 노하우가 필요할테고 
결국 기존 회사에서 경력피디 빼올테고, 이동하고 시행착오 겪을거고
어쨌든 자리는 비고, 또 생기지 않겠냐? 그러면 쫌 더 많이 뽑지 않을까?"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자본주의가 말하는
파이 크기론이었다.
파이가 커지면 나눌 수 있는 가치가 많아지지 않겠냐는..

오늘 오전 종편과 보도채널이 결정되었다.
선배의 기대보다 더 방송이라는 파이는 엄청 커질꺼 같다.

조선-중앙-동아-매경 4개사 보수 언론사 모두 채널을 얻게되었다.
막강한 보도와 역사로 무장한 절대강자 CBS는 보도채널조차 얻질 못했다.
대신 연합뉴스가 보도전문채널하나 얻었다.
공정한 사회를 외치는 정권이 참 공정하게 조중동 방송을 허락했다.

3군 참모총장 모두 공정하게 영남 출신 인사로 채우던 그 공정이
어김없이 적용되었다.
거대 보수 언론 모두에게 공정하게 주었다.

독설닷컴, 고재열 기자는 말한다.
면사무소 앞에 대형마트3개를 열게만든거라구.. 그 중 몇은 얼마 못가 망한다고

문화연대-한예종, 전규찬 교수는 말한다.
한국 방송의 풍경은 2010년 12월 31일 전과 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지상파 공영방송의 중심인 현 구조가, 조중동의 환상적 연합종편이 만든 상업방송에 의해
말아먹어질것이라고... 흉악한 기관의 영약한 기술을 라이브로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국가-자본-미디어 권력의 신성삼각동맹적 관계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국가/자본이 망하지 않는 한 종편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워하고 두려워하라!"  
나아가 언론학자, 미디어연구자, 방송학 교수들의 입장을 정리해두라고..
트윗을 통해 위와같이 경고했다.

종편의 선정, 그 결과는
파이의 크기 문제가 아닐 듯 싶다.

조선중앙티비라고 저 북조선의 괴뢰정권이 움직인다는 획일적 채널이 생각해보자.
반말 찍찍 내뱉는 조선중앙티비가 남조선에도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대한민국의 조선-중앙-동아-매경이 방송 채널을 얻기위해 생때쓴 과정을 살펴보면
그러고도 남는다. 

전 국민이 비난하는 정부에도 자사의 이익을 위해선 언론이길 포기하고
거듭 똥꼬를 빨고, 친일파 인증을 받고도 버젓이 민족의 일보 타령하던 그들이기 때문이다.
이념색깔 논쟁 개드립을 일삼던 그들을 지상파 티비에서 볼 수도있다.  

피자가 겁나게 큰 들 뭣하리...그 피자가 이마트 싸구려 피자이면 안먹는다라는건
가진자들의 논리일 뿐이다. 그 피자도 겁나 잘 팔리고, 우리는 그걸 맛있어 한다.

바나나 우유에 바나나가 안들어가도 우리는 그것에 익숙해 잘 먹는다.
익숙해진 우리의 입맛을 바꾸는 노력 없이는 조중동 종편에 우리는 놀아날 것이다.

소시민적인 자세로.. 그들의 무대를 만드는 일꾼이 되기보다는
갑을의 관계를 넘어선, 무언의 공동체.
우리의 미디어 입맛을 바꾸는 깨어있는 지성이 되고자 한다.